[도서] 간송 전형필

한국의 미를 지킨 대수장가 간송의 삶과 우리문화재 수집이야기

간송 전형필 

                    - 이충렬 지음

이번 도서 리뷰로는 「간송 전형필」을 하고자 한다.

일제강점기에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았으나 편안히 유유자적 사는 대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간송의 삶에 매료된 저자는, 자료수집과 취재, 고증을 바탕으로 이책을 집필하였다고 한다.  

이책은, 왜 간송 전형필이 문화재 수집에 전 재산과 젊음을 바쳤는지, 그에게 어떤 번민과 고통이 있었는지, 그를 사로 잡은 한국의 미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를, 실제 간송의 마음을 들여다 보듯 환화게 조명했다. 

책은 첫 부분에서 일제강점기 때 문화재가 될만한것들이 경매에 올라오는 과정이 있다. 도굴을 통한 청자를 일본인에 넘기고 경매에 오고, 이를 일본에 넘어가지 못하게 엄청난 가격으로 낙찰받아 지켜낸 간송의 짧은 이야기로 당시의 시대상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간송이 왜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 된다. 손이 귀한집안에서 태어나 신식교육을 받았고, 책을 좋아한 그는 "옥정연재" 라는 서재를 만들어 학문과 세상의 이치를 익히고, 독서와 사색으로 지낸다.

간송은 자신이 현 시기에 할수 있는 일을 고민하게 된다.

"민족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일을 찾자."

전형필은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였던 춘곡 고희동의 소개로 만난 위창 오세창을 스승으로 모시며, 오세창이 엮은 옛 화가들의 작품집<근역화휘>를 받게 되고, 자신에게 상속된 엄청난 부유함을 토대로 문화재를 지키는데 혼신의 힘을 다한다. 

이책에서 전형필의 가장 큰 업적으로 가치를 둔 것은 '훈민정음' 이다.

간송이 1930년 24살의 나이에 본격적으로 문화재 수집에 뛰어들자 한남서림의 주인인 백두용은 간송에게 훈민정음에 관련된 책을 찾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한다.  그때만해도 한글을 설명한 책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몰랐고 어떻게 생겼는지도, 정확한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단지 세종실록에 훈민정음에 대한 책이 완성되었다는 기록만으로 백두용은 찾으려 노력했으나 나이가 들자 젊은 간송에게 부탁하게 된다.

간송은 국문학자 김태준의 도움으로 훈민정음 완성본을 구입하게 된다.  

훈민정음은 예의, 해례, 정인지가 쓴 서문등 3부로 되어있는데 해례본이 빠진채로 전해지던 것을 간송이 문화재 수집을 시작한지 13년만에, 그리고 간송의 나이 37살, 한글이 만들어진지 500년이 지난 1943년에 이룬 쾌거였다.

간송이 훈민정음을 구하고자 하는 열망이 얼마나 컸던지, 책의 원주인이 1000원을 요구했지만 열배인 만원을 주면서 훈민정음을 소개시켜준 김태준에게 천원을 주는 통큰 면모를 드러낸다. 이때의 천원이란 기와집 한채값이었다니 지금의 좋은 아파트 열채값에 해당하는 값이다.  전쟁시에는 가슴에 품고 다니고 잘때는 베개에 넣고 잘 정도로 훈민정음을 잘 보존한 덕분에 1962년에 국보 70호로 지정이 되었고 1997년에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으니 젊은 간송이 문화재의 가치를 알아보는 능력도 탁월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간송은 이 모든것을 보지 못하고 1962년도에 죽음을 맞게 된다.

간송 전형필의 일대기를 볼 수 있는 이책을 읽고, 나는 집 근처 "간송 고택" 에 가 보았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간송 고택은 간송의 양아버지이자 큰아버지인 전명기 때 지은 전통 한옥으로 1890~1900년대에 건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명기는 북한산과 도봉산, 창동 일대의 대규모 농장과 경기 북부, 황해도에서 오는 소출을 관리하기 위해 도봉산 자락 방학동에 한옥을 지었다. 간송은 전명기가 사망한 후 한옥 부근에 묘소를 세우고 제사가 있거나 양주군의 농장을 방문할 때 자주 이곳에 들렀다고 한다. 현재 간송의 자취가 남아 있는 가옥으로 유일한 곳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자긍심과 민족의식이 불끈 샘솟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간송 전형필의 업적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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