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새벽에 두물머리를 찾은 건 처음이다.
어디선가 블로그의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사진을 시작하거나 배울 때 꼭 한 번은 이곳에를 새벽에 찾아 가보는 곳이라고 한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해서 한자어로는 양수리(兩水里)라는 지명으로 있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말로 풀어 두물머리라는 지명이 더 알려진 것 같다.
이곳이 유명해진 건 아무래도 CF나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으면서가 아닐까 싶다. 연인과 함께 이곳에 오면 400년 묵은 느티나무가 거대하게 있는 곳에서 강바람을 쐬면 뭔가 속이 탁 트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인기도 있었다.
지금은 연 핫도그가 유명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 그리고, 옆에 있는 세미원도 관광명소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일교차가 큰 새벽에 오면 물안개가 시야를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신기한 현상도 볼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그러한 신기한 현상을 카메라로 담기 위해 이곳을 찾는지 모른다.
내가 온날은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 초입이었고, 일교차가 크지 않으니 물안개는 볼 수 없었다. 더욱이 전날 비가 온 관계로 아직도 산에는 구름이 내려앉아 있어 일출을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물은 잔잔했다. 이 잔잔한 물을 보면서... 장노출 촬영을 해보기로 했다.
우선 필요한 것은 ND 필터인데.. 내게는 없다. 평소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가.. 막상 장노출 촬영을 해보겠다는 생각이 드니.. 필요성이 느껴진다.
없는 필터를 대체할 것도 없고 해서.. 일단 노출계를 1 스탑 정도 올려버렸다. 그리고 조리개를 조금 더 조이고 셔터스피드를 늦췄다. 0.6~8초까지 다양하게 촬영해 봤다.
요즈음 장노출 촬영한다고 하면 20초 혹은 몇 분... 이런 식으로 촬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는 그냥 물이 잔잔해지는 표현만 얻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해본 것이다.
거울처럼 투영되는 모습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긴 했지만.. 역시나.. 셔터스피드를 더 늦춰야 좋다는 생각에는 동의해야 할 것 같다.
장비 탓을 하기는 그렇지만.. ND 필터 없이 이만큼 담는 것도... 해가 안 떠준 덕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참고로 ND 필터라는 것은 밝기를 어둡게 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필터로 랜즈 앞에 장착하면 된다.
아마도 일교차가 커지는 날... 다시 한번 와보게 될 것 같은 곳이다. 집에서 1시간 남짓이고, 그땐 지금처럼 새벽에 올 필요더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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